오늘의 미션은 울산 문화 예술 회관 방문이다. 먹고사니즘에 오염된 내 영혼을 예술의 향기로 힐링하고 치유하련다. 미술관 투어는 강력한 하체의 힘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보통 오랜시간 서서 보거나, 걸어 가면서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과거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세시간 넘게 투어하고 다리가 아파 쓰러진 적이 있었다. 한 그림도 놓치지 않겠다는 과도한 야망이 화근이었다. 아픈 다리를 부여 잡고 다른 일정은 패스하고 나빠진 컨디션으로 같이 여행한 아내에게 짜증만 냈던 기억이 난다. 근본원인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내 성격 때문이리라... 나이들면서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완벽주의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카르마를 깨기가 쉽지 않다.
어쨋든 미술관 투어 전에 영양 보충은 필수적이라, 24시 해장국 집에서 파는 백반을 조식으로 먹는다. 나는 두루치기를 먹고 싶었으나, 오전에 1인은 백반외엔 선택지가 없다고 해서 무척 슬프고 화났다. 최근 뉴스에 1인, 심지어 2인 손님까지 받지 않는 울릉도 관광 식당들의 행태가 고발 된 적이 있는데, 거기 뿐 아니라 왠만한 관광지나 시골 (울산이 시골인가?) 에선 1인 손님 푸대접 풍습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특히 기본 반찬이 많은 가게일수록 1인 손님은 타산이 안 맞아 어쩔 수 없는 줄은 알지만, 요즘 같은 1인 가구 전성시대에는 안 맞는 전략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반찬은 줄이고 메뉴는 단순화하고 1인 테이블도 준비하는 등, "나혼자 산다" 시대에 맞춰 변신해야 살아 남을 수 있으리라.
식사후 미술관 가는 길에 재미있는 상호를 봤다. '단디 무라'. 반찬 전문점이다. 경상도 사투리를 과감하게 상호로~ ㅋㅋㅋ
그래 단디 먹고 똑띠 살자. 니말이 맞다.
오늘이 울산 여행의 마지막 날. (내일은 부산으로 이동) 완벽주의자인 나는 이번 울산 여행에서 혹시 놓친 관광지가 없는지 다시 한번 복습코자 울산 광역시 종합 관광 안내도를 올려다 본다. 아직 더 볼데는 많은 것 같은데 시간관계상 패스 할 수 밖에 없다.
드디어 울산 문화 예술회관에 도착! 누가 설계를 했는지 몰라도, 그래도 예술 회관이라고 그리스식 기둥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 참에 그리스 기둥 양식들에 대해 좀 알아볼까?
주요한 그리스 기둥양식은 세 종류라고 할 수 있는데 Doric (도리아식), Ionic (이오니아식), Corinthian (코린트식) 이다. 도리아식은 그리스 건축 초기 양식인데 간결하고 힘찬 느낌의 간소하고 중후하며 남성적인 양식이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파에스툼의 포세이돈 신전,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이오니아식은 에게해 연안 이오니아인들이 시작하여 그리스 전역으로 전파된 양식으로 꽃봉오리가 양쪽으로 말린 모양이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섬세한 여성적인 양식이다. (에페소스의 아테네 신전, 영국 박물관) 코린트 양식은 기원전 5~6세기동안 그리스의 코린트에서 발달한 양식으로 기둥 끝부분에 아칸서스 잎을 묶은 듯한 유려하고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란다. (아테네의 제우스 신전,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
출처: https://m.blog.naver.com/yebonart/220852635605
도리아양식,이오니아양식,코린트양식 고대그리스기둥조형물 장식
고대 그리스의 3대 기둥을 소개해볼까해요 도리아양식(Doric) 그리스 건축의 초기양식이며 굵은 기둥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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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Tuscan (투스칸 양식)과 Composite (컴포짓 양식)이 있는데 투스칸 양식은 기둥에 세로 홈들이 없이 민짜인게 특징이고, 컴포짓 양식은 기둥 끝 장식이 이오니아와 코린트식을 합쳐놓은 하이브리드 양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내가 보기에 울산 문화 예술 회관의 기둥은 '변형된 투스칸 양식'이라고 부르는게 맞아 보인다. 민짜 기둥이지만 기둥 끝은 꽃받침 장식이 있으니... (무궁화 꽃인가?)
예술회관의 안쪽 가운데는 넓은 공간인데 솔직히 좀 삭막하고 썰렁했다. 창문도 없고 정원도 없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마당? 안도 다다오의 양식처럼 콘크리트 미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기대하기엔 좀 모자라고, 전반적으로 밋밋한 건축 디자인이다. (별점 5점만점에 3점) 누가 디자인 했는지, 무슨 의도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래도 밋밋한 건축에 뭔가 포인트를 주기위해, 건물 곳곳에 클레이 작품들을 배치해 놓았는데, 모두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누가 만든 작품인지 몰라도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앙증맞은 표정들이 내 마음에 쏙 든다.
예술회관 야외에 나름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아래 작품의 제목이 뭘까? '2001 현대인'이다. 난 이 작품에 꽂혔는데, 조직에 얽매여 (밧줄에 꽁꽁 묶인 몸통) 경주마처럼 바쁘게 앞만보고 달려가는 (바퀴) 현대인을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아래 작품도 오래도록 감상했던 작품인데, 제목은 '동상이몽'이란다. 아마도 부부인 것 같은데, 남편은 소파에서 핸펀 깔짝깔짝, 아내는 TV리모컨 깔짝깔짝, 내가 제목을 붙인다면 '깔짝커플'이라고 하겠다. 파편화되고 소통이 단절된 요즘 가족들의 일상을 보는 듯해 씁쓸했다.
아래 작품은 제목이 뭘까? 추상화라 감이 도저히 잡히지 않는데, 제목은 '일'이라고 한다. 한여름 노가다를 뛰고 있는 인부를 형상화 한걸까?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했더니, 기분이 저 하늘 구름처럼 날아갈 듯 하구나~~
오후엔 울산의 맛있는 빵집을 하나 방문할까 생각중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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